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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진단

밤마다 반복되는 다리 쥐, 혹시 하지정맥류 때문일까요? — 야간경련의 기전과 원인

들어가며: 밤마다 종아리가 뭉치고 쥐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잠을 자다가 갑자기 종아리가 돌처럼 굳으며 극심한 통증이 찾아오는 경험,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겁니다.

서동주 대표원장·2026-02-27

들어가며: 밤마다 종아리가 뭉치고 쥐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잠을 자다가 갑자기 종아리가 돌처럼 굳으며 극심한 통증이 찾아오는 경험,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겁니다. 이처럼 수면 중에 발생하는 하지의 근육 경련을 **야간 하지 경련(Nocturnal Leg Cramps, NLC)**이라고 합니다. 성인의 약 24~60%가 경험할 만큼 흔한 증상이지만,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수면을 방해하고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킵니다(Allen & Kirby, 2012; Grandner & Winkelman, 2017).

야간경련은 단순 피로나 수분 부족에서도 생길 수 있지만, 임상에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하지정맥류(varicose veins)**를 포함한 **만성 정맥 질환(Chronic Venous Disease, CVD)**입니다. 이 글에서는 야간경련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특히 하지정맥류가 있을 때 왜 야간경련이 더 잘 발생하는지를 최신 문헌을 바탕으로 설명합니다.


1. 야간경련(Nocturnal Leg Cramps)이란?

야간경련은 수면 중 또는 안정 시에 주로 종아리(비복근) 근육에서 발생하는 갑작스럽고 불수의적인 통증성 근육 수축으로 정의됩니다. 보통 수 초에서 수 분간 지속되며, 통증이 가라앉은 후에도 근육통이 수 시간 남기도 합니다.

역학적으로 보면, 50세 이상 성인의 33% 이상이 야간경련을 경험하며(Hallegraeff et al., 2017), 고령일수록 빈도와 강도가 증가합니다(Rabbitt et al., 2016). 미국 대규모 역학 연구(NHANES, 2005~2008)에서는 성인의 약 6%가 월 5회 이상의 중등도 이상의 야간경련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Grandner & Winkelman, 2017).

야간경련은 당뇨병, 신부전, 간경화, 임신, 척추관 협착증, 그리고 말초혈관 질환 등 다양한 질환과 연관되어 있으며(Allen & Kirby, 2012), 하지정맥류와 같은 정맥 질환도 중요한 관련 인자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2. 야간경련의 발생 기전: 신경생리학적 이해

야간경련의 정확한 발병 기전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과거에는 혈관성 이론(허혈로 인한 근육 경련), 전해질 불균형(마그네슘, 칼슘, 칼륨 결핍), 근육 피로 이론 등 다양한 가설이 제시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가장 지지받는 이론은 신경 흥분성 이상 이론입니다.

Jansen et al.(1999)의 중요한 리뷰에 따르면, 근육 경련은 근육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척수 운동신경원(spinal motor neuron)의 비정상적 과흥분(hyperexcitability)**에 의해 발생한다고 설명합니다. 구체적으로, 말초 신경 말단의 비정상적 자발 방전(spontaneous discharge)이 시냅스전 입력(presynaptic input)의 변화를 통해 운동신경원을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근육이 불수의적으로 강하게 수축한다는 것입니다. Allen & Kirby(2012) 역시 "경련은 전해질 이상보다는 근육 피로와 신경 기능 이상에 의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야간에 경련이 특히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수면 중에는 근육이 이완된 상태(특히 족저굴곡 자세)에서 짧아진 근섬유가 신경 말단의 비정상 자극에 더 취약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수면 중에는 교감신경 긴장도가 저하되고, 체온과 혈류 패턴이 변하면서 신경근 접합부의 흥분 임계값(excitability threshold)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Monderer et al., 2010).


3. 하지정맥류와 야간경련의 관계: 어떤 근거가 있는가?

3-1. 역학적 연관성

하지정맥류와 야간경련의 연관성은 여러 역학 연구에서 확인됩니다. Bahk et al.(2012)이 한국인 근로자 2,165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서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군은 하지정맥류와 야간경련의 유병률이 모두 유의하게 높았습니다. 특히 오래 서서 일하는 남성 근로자에서 야간경련의 발생 위험(OR)이 유의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정맥 울혈(venous congestion)이 야간경련의 독립적 위험 인자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임상 현장에서도 만성 정맥 질환의 증상으로 다리 통증, 무거움, 부종과 함께 **다리 경련(cramps)**이 공식 분류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국제 정맥 학회(International Union of Phlebology)의 CEAP 분류에 기반한 가이드라인에서도 경련은 만성 정맥 질환의 주요 증상 중 하나로 기술됩니다(Nicolaides et al., 2008).

3-2. 약물 치료에서의 간접 근거

하지정맥류 치료에 사용되는 혈관 보호제인 **미분화 순수 플라보노이드 분획(Micronized Purified Flavonoid Fraction, MPFF / Daflon®)**이 경련 증상을 유의하게 개선한다는 것이 메타분석으로 확인되었습니다. Kakkos & Nicolaides(2018)의 7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시험을 포함한 메타분석(총 1,692명)에서 MPFF는 위약 대비 경련 발생 위험을 49% 감소시켰고(RR 0.51, P=0.02, NNT=4.8), 연속 변수로 평가했을 때도 유의한 효과가 있었습니다(SMD -0.46). 이는 정맥 울혈과 염증을 개선하는 약물이 경련 증상도 함께 완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하며, 정맥 질환과 경련 간의 병태생리학적 연결 고리가 실재함을 간접적으로 지지합니다.


4. 하지정맥류가 야간경련을 유발하는 기전 (병태생리)

하지정맥류가 야간경련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기전은 복합적입니다. 현재까지의 문헌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주요 기전들이 제시됩니다.

기전 1: 정맥 고혈압 → 근육 내 조직액 변화 → 신경 자극

하지정맥류의 핵심 병태는 정맥판막 기능 부전으로 인한 **정맥 역류(venous reflux)**이며, 이는 하지 원위부에 지속적인 **정맥 고혈압(venous hypertension)**을 유발합니다. 정맥 내 압력이 높아지면 모세혈관의 정수압(hydrostatic pressure)이 증가하고, 혈장 성분이 조직 간질(interstitium)로 유출되어 간질액이 증가합니다.

이 간질액 증가는 두 가지 경로로 신경 흥분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첫째, 간질 부종은 조직 내 산소 분압을 낮추고 대사 노폐물(젖산, CO₂)의 제거를 지연시켜 근육 내 미세환경이 산성화됩니다. 이 환경에서는 통각 수용체(nociceptor)와 근방추(muscle spindle)의 흥분 임계값이 낮아지고, 알파 운동신경원으로의 구심성 입력(afferent input)이 증가합니다. 둘째, 부종으로 인한 조직 내 이온 농도 변화(특히 K⁺, Ca²⁺, Mg²⁺의 비율 변화)가 근섬유 막전위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기전 2: 만성 정맥 울혈 → 국소 미세순환 장애 → 신경근 단위 취약화

만성 정맥 울혈 상태에서는 적혈구와 백혈구가 모세혈관 내에 정체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백혈구(특히 호중구)의 내피세포 부착 및 활성화가 일어나면서 활성산소종(ROS)과 프로테아제, 사이토카인 등 염증 매개물질이 분비됩니다. 이러한 만성 국소 염증 반응은 근육 내 말초 감각 신경과 자율신경 말단을 만성적으로 자극하여 신경근 단위(neuromuscular unit)의 과흥분성(hyperexcitability)을 높입니다.

결과적으로 정상인보다 훨씬 낮은 역치의 자극(예: 수면 중 미세한 족저굴곡, 냉기, 체위 변화)으로도 운동신경원이 발화(firing)하여 근육 경련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기전 3: 야간의 혈류 역학 변화 — 누운 자세에서의 역설적 악화

흥미롭게도 야간경련은 낮보다 밤에 더 자주 발생하는데, 이는 하지정맥류 환자에서 독특한 혈류 역학적 이유가 있습니다.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는 하지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정맥 혈액을 심장 쪽으로 밀어 올리는 근육 펌프(muscle pump) 작용을 합니다. 그러나 누운 자세에서 수면 중 근육이 이완되면 근육 펌프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정맥 판막 기능이 정상인 사람은 누워 있을 때 중력의 영향이 줄어들어 정맥 귀환이 오히려 개선됩니다. 그러나 판막 기능이 저하된 하지정맥류 환자에서는 근육 펌프 작동 없이 누운 상태에서도 정맥 역류가 지속될 수 있고, 특히 수면 중 족저굴곡(발이 아래로 처진 자세)이 되면 종아리 근육이 단축된 상태가 됩니다. 이 단축된 근육에서 정맥 울혈이 지속되면 앞서 설명한 신경근 자극이 더 쉽게 역치를 넘어 경련이 발생합니다.

기전 4: 자율신경계 조절 이상

하지정맥류 환자에서는 정맥벽의 평활근 과팽창과 만성 염증으로 인해 정맥벽 내 교감신경 말단의 기능이 변화합니다. 정상 상태에서는 교감신경의 혈관 수축 신호가 정맥 긴장도를 유지하고 정맥 역류를 억제하는데, 이 기능이 저하되면 야간에 정맥 긴장도가 더욱 저하되어 울혈이 심해집니다. 이에 따라 근육 내 미세환경 악화가 심해지고 야간경련 발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5. 하지정맥류와 야간경련의 관계에서 주의할 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Jansen et al.(1999)은 리뷰에서 단순히 하지정맥류를 치료(제거)하는 것만으로 야간경련이 완전히 소실되지 않는다는 임상 관찰을 기술하며, 야간경련의 근본적 기전이 순수한 혈관성 허혈보다는 신경학적 과흥분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하지정맥류는 야간경련의 **촉발 인자(predisposing/triggering factor)**로 작용하지만, 경련의 최종 공통 경로는 결국 신경근 과흥분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지정맥류가 있는 환자에서 야간경련이 반복된다면 정맥 질환 치료와 함께 신경근 흥분성을 낮추는 접근(스트레칭, 마그네슘, 적절한 수화, 압박 스타킹 등)을 병행해야 더 효과적입니다.


6. 야간경련의 감별진단: 하지정맥류와 혼동하기 쉬운 다른 원인들

하지정맥류 환자에서 야간경련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정맥 질환만이 원인은 아닙니다. 다음 질환들과의 감별이 필요합니다.

첫째,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 RLS)**은 야간경련과 흔히 혼동되는데, RLS는 통증보다는 불쾌한 감각과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특징이며 움직이면 완화됩니다. 반면 야간경련은 불수의적 근육 수축과 통증이 주된 증상이며 움직여도 즉각 완화되지 않습니다(Allen & Kirby, 2012).

둘째, **척추관 협착증(lumbar spinal stenosis)**은 신경인성 파행으로 야간 경련성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셋째, **말초동맥 질환(PAD)**은 혈관성 파행을 일으킬 수 있어 감별이 필요합니다. 넷째, 전해질 이상(저마그네슘혈증, 저칼슘혈증, 저칼륨혈증), 갑상선 기능 이상, 혈액투석, 임신, 당뇨 등도 야간경련의 이차적 원인이 됩니다.


7. 하지정맥류 관련 야간경련의 치료 및 예방 접근법

하지정맥류와 연관된 야간경련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정맥 질환 자체를 치료하는 것과 경련 증상을 직접 줄이는 접근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정맥 질환 측면에서는 의료용 압박 스타킹(medical compression stocking) 착용이 정맥 역류와 울혈을 줄여 경련 발생 빈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또한 MPFF(다플론®) 등 베노토닉(venotonic) 약물이 정맥 증상과 함께 경련을 개선한다는 근거가 있습니다(Kakkos & Nicolaides, 2018). 하지정맥류가 중등도 이상(CEAP C2 이상)인 경우 혈관 경화요법, 레이저 치료, 고주파 치료, 수술 등 적극적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경련 자체에 대한 접근으로는 취침 전 종아리 스트레칭이 경련 빈도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일부 근거가 있습니다(Allen & Kirby, 2012).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마그네슘 보충이 일부 환자에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취침 시 발목이 족저굴곡(plantar flexion) 자세가 되지 않도록 발 아래에 베개를 받쳐 중립 위치를 유지하는 것도 효과적인 비약물적 방법입니다.


정리하며

야간경련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수면을 방해하고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의학적 증상입니다. 그 발생 기전의 핵심은 척수 운동신경원의 과흥분이며, 하지정맥류는 정맥 고혈압 → 근육 내 미세환경 악화 → 신경근 단위 과흥분이라는 경로를 통해 야간경련의 발생을 촉진하고 빈도를 높이는 중요한 위험 인자입니다.

밤마다 반복적으로 다리에 쥐가 난다면, 단순히 마그네슘 부족으로 여기기보다 하지정맥류 또는 만성 정맥 질환이 있지는 않은지 혈관외과 혹은 정맥 전문 클리닉에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맥 질환의 조기 발견과 치료가 야간경련뿐 아니라 전반적인 하지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참고문헌

Allen RE, Kirby KA. Nocturnal leg cramps. Am Fam Physician. 2012;86(4):350-5. (PMID: 22963024)

Monderer RS, Wu WP, Thorpy MJ. Nocturnal leg cramps. Curr Neurol Neurosci Rep. 2010;10(1):53-9. (PMID: 20425227)

Rabbitt L, Mulkerrin EC, O'Keeffe ST. A review of nocturnal leg cramps in older people. Age Ageing. 2016;45(6):776-782. (PMID: 27515677)

Hallegraeff J, de Greef M, Krijnen W, van der Schans C. Criteria in diagnosing nocturnal leg cramps: a systematic review. BMC Fam Pract. 2017;18(1):29. (PMID: 28241802)

Grandner MA, Winkelman JW. Nocturnal leg cramps: Prevalence and associations with demographics, sleep disturbance symptoms, medical conditions, and cardiometabolic risk factors. PLoS One. 2017;12(6):e0178465. (PMID: 28586374)

Jansen PH, Lecluse RG, Verbeek AL. Past and current understanding of the pathophysiology of muscle cramps: why treatment of varicose veins does not relieve leg cramps. J Eur Acad Dermatol Venereol. 1999;12(3):222-9. (PMID: 10461641)

Bahk JW, Kim H, Jung-Choi K, Jung MC, Lee I. Relationship between prolonged standing and symptoms of varicose veins and nocturnal leg cramps among women and men. Ergonomics. 2012;55(2):133-9. (PMID: 21846281)

Kakkos SK, Nicolaides AN. Efficacy of micronized purified flavonoid fraction (Daflon®) on improving individual symptoms, signs and quality of life in patients with chronic venous diseas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Int Angiol. 2018;37(2):143-154. (PMID: 29385792)

서동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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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다리핏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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