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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생활관리

임신 중 하지정맥류 — 왜 생기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임신과 하지정맥류 — 생각보다 흔하고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 임신 중에 다리가 무겁고 붓는 증상은 많은 임산부가 "원래 그런 것"으로 여기고 넘어간다.

서동주 대표원장·2026-03-01

임신과 하지정맥류 — 생각보다 흔하고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

임신 중에 다리가 무겁고 붓는 증상은 많은 임산부가 "원래 그런 것"으로 여기고 넘어간다. 하지만 이 증상의 상당 부분은 단순한 임신 부작용이 아니라 **하지정맥류(varicose veins) 혹은 만성 정맥 질환(chronic venous disease, CVD)**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일 수 있다.

임신은 하지정맥류 발생의 가장 강력한 위험 인자 중 하나다. 임신을 경험한 여성의 약 1/3이 임신 중 만성 정맥 질환을 발생시킨다는 보고가 있으며, 출산 횟수가 늘어날수록 위험도는 더욱 높아진다. 이 글에서는 임신 중 하지정맥류가 왜 생기는지, 단순한 불편함 이상의 어떤 의학적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현재의 근거에 기반해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정리한다.


1. 왜 임신 중에 정맥류가 생기는가 — 3가지 핵심 기전

① 호르몬 변화: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의 이중 효과

임신 중에는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 수치가 급격히 증가한다. 이 두 호르몬은 혈관 벽에 직접 작용하여 정맥 평활근을 이완시키고 혈관 벽 탄성을 저하시킨다. 정맥 벽이 늘어나면 판막의 기능이 떨어지고, 역류가 발생하며, 정맥류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García-Honduvilla 등(2018)의 연구는 정맥류 조직에서 에스트로겐 수용체(ER)와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의 발현과 재분포가 정맥류 벽 리모델링에 직접 관여한다는 것을 면역조직화학 및 RT-qPCR을 통해 입증했다. 특히 가임기 여성의 정맥류 조직에서 ER과 PR의 mRNA 발현이 유의하게 증가해 있었다(PMID: 30250632).

② 혈액량 증가와 정맥 귀환 저하

임신 중에는 혈액량이 약 40~50% 증가한다. 하지의 정맥계는 이 증가된 혈액량을 심장으로 돌려보내야 하는데, 자궁이 커질수록 하대정맥(inferior vena cava)과 장골 정맥(iliac vein)을 압박하게 된다. 이 기계적 압박은 하지 정맥압을 상승시키고, 정맥 귀환을 방해하여 정맥류 형성과 부종을 촉진한다.

코크란 체계적 리뷰(Smyth 등, 2015)는 임신이 여성에서 정맥류 발생의 주요 기여 요인이며, 이로 인해 정맥부전과 다리 부종이 유발된다고 정리하고 있다(PMID: 26477632).

③ 자궁 확대에 의한 골반 정맥 압박

자궁의 성장은 단순히 복강 내 압력을 높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골반 정맥총(pelvic venous plexus)을 직접 압박하여 회음부·외음부 정맥류를 유발하기도 한다. Asúnsolo 등(2021)의 전국 단면 연구에 따르면, 하지 및 골반 정맥부전(varicose veins in lower extremities and/or pelvic region)이 있는 여성은 분만 시 태아 곤란(intrapartum fetal compromise)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보정 후 OR = 1.25, 99.5% CI = 1.05–1.50; PMID: 34307390).


2.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다 — 모체와 태아에 미치는 영향

태반 손상과 산화 스트레스

임신 중 하지정맥부전은 단순히 다리가 아프고 붓는 국소적인 문제가 아니다. 최근 연구들은 이것이 태반 기능과 태아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Ortega 등(2020)은 하지정맥부전이 있는 임산부 62명과 정상 대조군 52명을 비교한 연구에서, 정맥부전 산모의 태반 조직에서 NOX1, NOX2, iNOS 등 산화 스트레스 마커의 발현이 유의하게 증가해 있었음을 보고했다. 또한 이들 여성은 임신 32주에 혈중 말론디알데하이드(MDA) 수치가 높았고, 이는 산후 32주까지 지속되었다. 특히 정맥부전 산모의 태아는 정맥 pH가 유의하게 낮았는데(PMID: 32141705), 이는 태아의 산성-염기 균형에 이상이 생겼음을 의미한다.

전신 염증 반응의 심화

임신 중 만성 정맥 질환은 모체와 신생아 모두에서 전신적인 친염증 환경을 유발한다. Ortega 등(2022)은 62명의 임신 중 CVD 산모와 52명의 정상 대조군, 그리고 각각의 신생아를 분석하여, CVD 산모와 그 신생아에서 IL-6, TNF-α, IL-12, IL-2, IL-17A, IL-23 등 다양한 친염증 사이토카인의 혈청 농도가 유의하게 상승하고, IL-4, IL-10, IL-13 등 항염증 사이토카인은 감소해 있었음을 보고했다(PMID: 36012236). 이 연구 그룹은 임신 중 CVD가 단순히 모체의 국소적 정맥 문제를 넘어 태아의 면역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Ortega 등의 리뷰(Cells, 2022)는 모체 만성 정맥 질환이 자간전증(preeclampsia) 및 태아 성장 제한(fetal growth restriction)과 유사한 태반 병리를 유발할 수 있다고 정리하고 있다(PMID: 35159377).


3. 임신 중 하지정맥류 관리 — 현재 근거에 기반한 접근

① 압박 치료 (Compression Therapy) — 핵심 기둥

임신 중 하지정맥류 관리의 가장 근거 있는 방법은 **의료용 압박 스타킹(medical compression stockings)**이다. 임신 초기부터 착용을 시작하면 정맥 귀환을 개선하고, 부종을 줄이고, 증상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압박 스타킹은 일반적으로 Class I(15–21 mmHg) 또는 Class II(23–32 mmHg)를 사용하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착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코크란 리뷰(Smyth 등, 2015)에서는 전신 수중 침수(water immersion)가 다리 부종 감소에 유의한 효과를 보였고, 발 마사지나 외부 압박 등의 방법도 부종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PMID: 26477632).

② 생활 습관 교정

다음의 행동 교정은 증거에 기반한 자기 관리 방법이다:

  •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것을 피하라. 30분마다 한 번씩 걷거나 발목 운동을 하면 종아리 근육 펌프를 작동시켜 정맥 귀환을 촉진한다.
  • 좌측 와위(left lateral decubitus) 자세로 휴식을 취하라. 이 자세는 자궁이 하대정맥을 압박하는 것을 줄여 정맥 귀환을 개선한다.
  •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는 것은 부종 완화에 도움이 된다.
  • 적절한 수분 섭취와 체중 관리: 과도한 체중 증가는 정맥압을 더욱 높인다.
  • 걷기, 수영 등 저강도 유산소 운동은 종아리 근육 펌프를 활성화하여 정맥 귀환을 돕는다.

③ 약물 치료 — 제한적이지만 선택지가 있다

임신 중 약물 사용은 엄격히 제한되어야 하지만, 일부 정맥 강화제(venotonics/phlebotonic agents)는 임신 중 증상 완화에 사용되어 왔다. 코크란 리뷰에서는 **루토사이드(rutoside, Venoruton)**가 임신 후기에 정맥류 증상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는 1개 RCT 결과를 보고했다(RR 1.89, 95% CI 1.11–3.22). 그러나 이 연구는 69명을 대상으로 한 단일 연구이며 안전성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으므로, 실제 임상 적용 전에 반드시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PMID: 26477632).

반면, **경화요법(sclerotherapy)과 열 치료(수술적 치료)**는 원칙적으로 임신 중에는 시행하지 않는 것이 권고된다. Reich-Schupke 등(2012)은 임신 사실을 모른 채 시행된 경화요법 사례들을 검토하여, 현재까지의 데이터상 산모와 태아에 대한 유의한 위험 증가는 없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저자들은 임신 중 경화요법은 가능하면 피해야 하며, 보존적 방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PMID: 22825857).

④ 분만 후 치료 — 적극적인 평가가 필요한 시점

임신 중 발생한 정맥류는 분만 후 자연히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3~6개월을 기다리면서 관찰하는 것이 권고된다. 그러나 분만 후에도 지속되는 정맥류는 반드시 정맥 전문의 평가를 통해 적극적인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 특히 다음 임신 전에 치료를 완료하면 이후 임신에서의 정맥류 악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4. 임신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들

하지정맥류는 가족력이 있을 경우 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 임신 전부터 다음을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 이전 임신에서 정맥류가 생겼다면, 다음 임신 전 초음파 정맥 검사(duplex ultrasound)를 통해 역류 상태를 평가하고, 필요하다면 임신 전에 치료를 완료한다.
  • 임신 초기부터 압박 스타킹을 예방적으로 착용하는 것을 고려한다.
  •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흡연을 중단한다.

Ortega 등의 여러 연구가 임신 중 정맥 질환이 단순한 심미적 문제가 아니라 태반 기능과 태아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정맥 건강은 임신 준비 단계에서부터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마치며

임신 중 하지정맥류는 단순히 미용적인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호르몬, 혈역학, 기계적 압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생리학적 변화의 결과이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최신 연구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압박 스타킹, 생활 습관 교정, 필요한 경우 전문의 상담을 통해 임신 중에도 정맥 건강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임신 중 "다리가 무겁고 붓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전문가와 함께 적절한 평가와 관리를 받기를 권한다.


참고 문헌

1. García-Honduvilla N, et al. Increase and redistribution of sex hormone receptors in premenopausal women are associated with varicose vein remodelling. Oxid Med Cell Longev. 2018;2018:3974026. PMID: 30250632

2. Ortega MA, et al. Pregnancy-associated venous insufficiency course with placental and systemic oxidative stress. J Cell Mol Med. 2020;24(7):4157–4170. PMID: 32141705

3. Ortega MA, et al. The pivotal role of the placenta in normal and pathological pregnancies: a focus on preeclampsia, fetal growth restriction, and maternal chronic venous disease. Cells. 2022;11(3):568. PMID: 35159377

4. Ortega MA, et al. Chronic venous disease during pregnancy causes a systematic increase in maternal and fetal proinflammatory markers. Int J Mol Sci. 2022;23(16):8976. PMID: 36012236

5. Asúnsolo Á, et al. Association between lower extremity venous insufficiency and intrapartum fetal compromise: a nationwide cross-sectional study. Front Med (Lausanne). 2021;8:577096. PMID: 34307390

6. Smyth RMD, Aflaifel N, Bamigboye AA. Interventions for varicose veins and leg oedema in pregnancy.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5 Oct 19;(10):CD001066. PMID: 26477632

7. Reich-Schupke S, et al. Sclerotherapy in an undetected pregnancy — a catastrophe? Vasa. 2012;41(4):243–247. PMID: 2282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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