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가 있으면 혈전이 생기나요 — 상대위험 5배, 절대위험 연 0.7%가 뜻하는 것
"하지정맥류가 있으면 혈전이 위험하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42만 명을 추적한 연구에서 심부정맥혈전증 위험은 5.3배였지만, 1년에 1,000명당 6.6명이었습니다. 두 숫자를 같이 읽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받는 걱정 중 하나입니다.
"하지정맥류가 있으면 혈전이 생긴다던데, 위험한 거 아닌가요?"
인터넷에서 "5배"라는 숫자를 보고 오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 숫자는 실제로 있습니다. 다만 그것만 보면 실제보다 훨씬 무섭게 읽힙니다. 상대위험(몇 배인가)과 절대위험(내게 실제로 일어날 확률)은 다른 숫자이고, 둘을 같이 봐야 판단이 가능합니다.
오늘은 그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정리해 보겠습니다.
근거의 중심 — 42만 명을 추적한 대만 연구
이 주제에서 가장 큰 규모의 근거는 2018년 JAMA에 실린 Chang 등의 연구입니다. 대만 국민건강보험 자료로 하지정맥류 환자 212,984명과, 성향점수로 짝지은 대조군 212,984명을 중앙값 7.5년간 추적했습니다. 시작 시점에 이미 혈전이나 말초동맥질환이 있던 사람은 제외했습니다.
심부정맥혈전증(DVT)
| 발생률 | ||
|---|---|---|
| 하지정맥류군 | 1,000인년당 6.55건 | (10,360명) |
| 대조군 | 1,000인년당 1.23건 | (1,980명) |
위험비(HR) 5.30 (95% 신뢰구간 5.05–5.56)
폐색전증(PE)
| 발생률 | ||
|---|---|---|
| 하지정맥류군 | 1,000인년당 0.48건 | (793명) |
| 대조군 | 1,000인년당 0.28건 | (451명) |
위험비 1.73 (95% CI 1.54–1.94)
"5.3배"를 어떻게 읽어야 하나
여기서 두 숫자를 반드시 같이 봐야 합니다.
상대위험 5.30배 — 하지정맥류가 없는 사람에 비해 그렇다는 뜻입니다.
절대위험 1,000인년당 6.55건 — 하지정맥류가 있는 사람 1,000명이 1년을 지내면 약 6.6명에게 DVT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백분율로 연 0.66% 입니다.
바꿔 말하면, 하지정맥류가 있어도 1년 동안 DVT가 생기지 않는 쪽이 99.3% 입니다. 배수가 커 보이는 이유는 비교 대상인 대조군의 발생률(0.12%)이 원래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 작은 수의 5배는 여전히 작은 수입니다.
폐색전증은 차이가 더 작습니다. 절대 발생률이 1,000인년당 0.48건, 즉 연 0.048% 입니다.
연구진 자신이 붙인 단서
이 논문을 인용할 때 빠뜨리면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자들은 결론에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폐색전증과 말초동맥질환에 대한 결과는 교란 요인의 가능성 때문에 명확하지 않으며, 하지정맥류와 DVT의 연관이 인과관계인지, 아니면 두 질환이 공통의 위험인자를 공유하는 것인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즉 "하지정맥류가 혈전을 일으킨다"가 아니라 "하지정맥류가 있는 사람에게서 혈전이 더 많이 관찰된다"까지가 이 연구가 말하는 범위입니다. 비만·고령·부동 같은 요인이 양쪽 모두를 늘렸을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더 흔한 것은 표재정맥혈전증(SVT)입니다
하지정맥류에서 실제로 자주 마주치는 혈전은 심부정맥이 아니라 피부 바로 아래 늘어난 정맥에 생기는 표재정맥혈전증(SVT) 입니다. 해당 부위가 붉고 단단하게 만져지며 아픕니다.
흔히 "겉의 정맥염이니 괜찮다"고 넘기기 쉬운데, 2010년 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실린 프랑스의 POST 연구가 그 인식을 바꿔 놓았습니다. 5cm 이상의 증상성 SVT 환자 84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입니다.
진단 시점에 이미 210명(24.9%)에게 DVT 또는 증상성 폐색전증이 함께 있었습니다.
DVT·PE가 없던 600명을 3개월 추적한 결과도 중요합니다. 90.5%가 항응고제를 받았는데도 58명(10.2%)에게 혈전 합병증이 생겼습니다.
- 폐색전증 3명 (0.5%)
- 심부정맥혈전증 15명 (2.8%)
- SVT 확장 18명 (3.3%)
- SVT 재발 10명 (1.9%)
즉 SVT는 그 자체로 끝나는 병이 아니라, 심부 혈관계를 함께 확인해야 하는 상태입니다. 다리에 단단하고 아픈 줄기가 만져지면 초음파로 심부정맥까지 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뜻밖의 결과 — 정맥류가 없는 SVT가 더 위험했다
같은 연구에서 3개월 합병증의 위험인자로 확인된 것은 남성, 과거 DVT·PE 병력, 과거 암, 그리고 하지정맥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직관과 반대로 들리지만 설명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정맥류가 있는 사람의 SVT는 대개 늘어난 정맥이라는 설명 가능한 원인이 있습니다. 반면 정맥류가 없는 다리에 SVT가 생겼다면, 그 배경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다른 문제(잠복 암, 혈전성향증 등)가 있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하지정맥류 환자에게 이 결과는 안심 요인입니다. 다만 정맥류가 없는데 SVT가 생겼다면 원인을 더 넓게 찾아봐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SVT는 어떻게 치료하나
2019년 Thrombosis and Haemostasis에 실린 메타분석(17개 연구, 6,862명)이 치료법별 혈전 합병증 발생률을 정리했습니다.
- 폰다파리눅스: 100인년당 1.4건 (95% CI 0.5–2.8) — 가장 낮음
- 그 외 치료군: 100인년당 9.3–16.6건
- 무치료·위약: 100인년당 10.5건 (95% CI 3.0–22.0)
주요 출혈은 모든 군에서 낮았고 서로 비슷했습니다. 다만 저자들은 폰다파리눅스 외 치료법의 근거 수준이 낮아 최적 치료를 단정할 수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현재 5cm 이상의 복재정맥 SVT에는 항응고 치료가 표준적 접근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여러 무작위 연구를 검토한 2018년 리뷰에서도 확인됩니다.
위험이 특히 올라가는 상황
하지정맥류 환자라도 혈전 위험은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근거가 있는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암 치료 중 2013년 Journal of Thrombosis and Haemostasis의 빈 암·혈전 연구(1,270명, 중앙 590일 추적)에서, 하지정맥류가 있는 암 환자의 정맥혈전색전증 위험비는 2.10 (95% CI 1.29–3.41)이었습니다. 다변량 분석에서도 유의하게 남았습니다.
하지 인공관절 수술을 앞두고 있을 때 2023년 Phlebology의 메타분석(11개 관찰연구, 265,194명)에서, 하지정맥류가 있는 환자가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때 정맥혈전색전증 오즈비는 2.37 (95% CI 1.54–3.63)이었습니다.
두 경우 모두 하지정맥류가 단독 위험인자라기보다, 다른 큰 위험 상황과 겹칠 때 더 문제가 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수술이나 항암 치료를 앞두고 계시다면 하지정맥류가 있다는 사실을 주치의에게 알리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치료하면 혈전 위험이 줄어드나요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이 질문에 확실히 답하는 연구를 저희는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정맥류를 치료하면 이후 DVT가 줄어든다"는 주장이 인터넷에 돌아다니지만, 저희가 확인한 범위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대규모 연구는 없었습니다. 위험을 낮추기 위해 시술을 권하는 근거로 쓰기에는 이릅니다.
대신 확실히 아는 것은 시술 자체에 동반되는 혈전 위험이고, 이쪽은 잘 측정돼 있습니다.
2019년 일본 전국 조사(JVS: Venous and Lymphatic Disorders)는 레이저 폐쇄술 43,203건의 합병증을 집계했습니다.
| 합병증 | 발생률 |
|---|---|
| 열유발 혈전(EHIT) 2등급 | 1.0% |
| EHIT 3등급 | 0.11% |
| EHIT 4등급 | 0.013% |
| 기타 심부정맥혈전증 | 0.063% |
| 폐색전증 | 0.0067% |
발거술과 미세절개 절제술을 함께 받은 141명을 예방적 항응고와 함께 추적한 2020년 폴란드 연구에서는 수술 후 DVT가 3.5%(5명) 였고, 전부 원위부(종아리)에 국한됐으며 근위부 사례와 폐색전증은 없었습니다.
정리하면 시술의 혈전 위험은 낮지만 0은 아닙니다. 그래서 시술 전 위험 평가를 하고, 필요하면 예방적 항응고를 씁니다.
오늘의 정리
- 하지정맥류가 있으면 DVT 위험이 약 5.3배입니다. 그러나 절대 발생률은 연 0.66% 로, 1년 동안 생기지 않는 쪽이 99.3%입니다.
- 폐색전증은 차이가 더 작습니다(위험비 1.73, 연 0.048%).
- 인과관계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 스스로 공통 위험인자 가능성을 남겨 두었습니다.
- 실제로 더 흔한 것은 표재정맥혈전증(SVT) 이고, 진단 시점에 4명 중 1명은 심부 혈전이 함께 있었습니다. 다리에 단단하고 아픈 줄기가 만져지면 초음파로 확인해야 합니다.
- 암 치료 중이거나 인공관절 수술을 앞둔 경우처럼 다른 위험이 겹칠 때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 치료가 혈전을 예방한다는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치료는 증상과 진행을 이유로 결정하는 것이지, 혈전 예방을 이유로 권할 단계가 아닙니다.
하지정맥류는 "그냥 보기 싫은 혈관"도 아니지만, "반드시 혈전으로 이어지는 무서운 병"도 아닙니다. 숫자를 정확히 알고 나면 대개 걱정이 줄어듭니다.
다리에 붉고 단단하며 눌러서 아픈 줄기가 만져진다면 그것은 미루지 마시고 초음파 검사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그 경우는 위 통계와 별개로 확인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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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uffett L et al. Treatment of Superficial Vein Thrombosi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Thromb Haemost. 2019 Mar;119(3):479-489. (PMID: 30716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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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moto H et al. Venous thromboembolism complications after endovenous laser ablation for varicose veins and role of duplex ultrasound scan. J Vasc Surg Venous Lymphat Disord. 2019 Nov;7(6):817-823. (PMID: 31540837)
- Wołkowski K et al. Venous Thromboembolism Prophylaxis and Thrombotic Risk Stratification in the Varicose Veins Surgery-Prospective Observational Study. J Clin Med. 2020 Dec 7;9(12):3970. (PMID: 33297575)
- De Maeseneer MG et al. Editor's Choice — European Society for Vascular Surgery (ESVS) 2022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on the Management of Chronic Venous Disease of the Lower Limbs. Eur J Vasc Endovasc Surg. 2022 Feb;63(2):184-267. (PMID: 350272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