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를 다룬다고 하면 대부분 모양을 먼저 떠올리십니다. 어디가 튀어나왔고, 어디를 줄이면 되는지. 그런데 흉부외과에서 갈비뼈를 배울 때는 순서가 반대입니다. 형태를 배우기 전에 그 아래에 뭐가 있는지부터 배웁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흉벽은 몸에서 안쪽과 바깥쪽의 거리가 가장 짧은 곳 중 하나입니다. 피부와 근육을 지나면 바로 갈비뼈고, 그 안쪽 면은 흉막이고, 흉막 바로 안이 폐입니다. 몇 밀리미터 단위의 이야기입니다.
홈 안에 세 가지가 지나갑니다
지금 손으로 갈비뼈 아래쪽 가장자리를 만져보시면 홈이 하나 파여 있는 게 느껴지실 겁니다. 그 안으로 정맥과 동맥, 신경이 나란히 지나갑니다. 위에서부터 정맥, 동맥, 신경 순서입니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신경이 가장 아래에 있습니다. 갈비뼈 아래 가장자리에 가장 가까이 붙어 있다는 뜻이고, 이 부위에 힘이 가해지면 뼈에만 가는 게 아니라 그 신경에도 간다는 뜻입니다.
흉곽 형태를 다룰 때 가장 신경 쓰는 합병증이 늑간신경 손상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출혈이나 감염보다 오래 갑니다. 한 점이 아픈 게 아니라 갈비뼈를 따라 띠 모양으로 나타나고, 회복에 수개월이 걸릴 수 있으며, 일부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습니다.
모양을 만드는 건 뼈가 아닙니다
두 번째로 배우는 것은 늑연골입니다. 갈비뼈와 흉골 사이를 잇는 이 조직은 뼈보다 훨씬 잘 휘고, 힘을 주면 변형됐다가 돌아옵니다.
숨을 크게 들이쉬어 보시면 가슴이 커집니다. 그건 뼈가 늘어난 게 아니라 이 연골이 휘는 겁니다. 흉곽이 호흡할 때마다 커졌다 작아질 수 있는 것도 이 조직 덕분입니다.
그래서 흉벽 형태를 다루는 술식들은 지난 100년 동안 뼈가 아니라 연골에 집중해왔습니다. 어디를 얼마나 다룰지를 정할 때 기준은 늘 연골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연골이 얼마나 유연한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나이가 들면서 석회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같은 조직이라도 20대와 40대에서 성질이 다르고, 같은 나이라도 개인차가 큽니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할 수 없는 이유가 이겁니다.
100년 동안 배운 것
흉벽을 수술로 다룬 첫 기록은 1911년입니다. Meyer라는 의사가 가슴이 안으로 꺼지는 기형 때문에 숨이 차던 16세 남자아이의 늑연골 두 개를 잘라냈습니다. 증상은 그대로였습니다.
2년 뒤 Sauerbruch는 훨씬 넓게 잘라냈습니다. 이번엔 눌려 있던 심장이 풀려서 환자가 일터로 돌아갔지만, 가슴에서 심장 뛰는 것이 겉으로 보일 만큼 흉벽이 약해졌습니다.
두 사람 다 자기 결과를 성공이라고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덜 건드려도 문제였고, 많이 건드려도 문제였습니다. 그때부터 질문이 바뀝니다. 얼마나 잘라낼까가 아니라, 어디까지 건드려야 안전한가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이 100년에 걸쳐 쌓였습니다. 1949년 Ravitch가 표준을 만들었고, 1998년 Nuss는 연골을 하나도 자르지 않고 흉벽 형태를 교정하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그 사이 종양 절제 후 흉벽을 재건하고 부러진 갈비뼈를 고정하면서 늑골과 연골이 어떻게 치유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됐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아는가
갈비뼈를 안다는 건 어디가 튀어나왔는지 아는 게 아닙니다.
어디까지 건드리면 흉벽 안정성이 무너지는지, 어느 부위가 호흡역학에 더 영향을 주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증상으로 나타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건 형태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와 기능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있습니다. 누구에게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아는 것.
뼈가 약한 분, 이미 갈비뼈가 부러진 적 있는 분, 숨 쉴 여유가 부족한 분, 조직 자체가 약한 분. 이런 경우 같은 시술이 다르게 작용합니다. 이걸 아는 것도 갈비뼈를 아는 일의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