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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 시술해도 무조건 재발한다" — 데이터로 반박하는 오해 바로잡기

근거 기반 핵심 논문 Kheirelseid EAH et al. J Vasc Surg Venous Lymphat Disord. 2018;6(2):256-270. PMID: 29292115 (메타분석) El Kilic H et al.

서동주 대표원장·2026-03-01

근거 기반 핵심 논문 Kheirelseid EAH et al. J Vasc Surg Venous Lymphat Disord. 2018;6(2):256-270. PMID: 29292115 (메타분석) El Kilic H et al. J Vasc Surg Venous Lymphat Disord. 2022;10(4):865-871. PMID: 34688972 (5년 추적) Eroglu E et al. Eur J Vasc Endovasc Surg. 2018;56(4):553-560. PMID: 30042039 (RCT) Whing J et al.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21;8:CD005624. PMID: 34378180 (코크란 리뷰)


가장 흔한 오해 — "어차피 재발하니까 시술해봤자 소용없다"

하지정맥류 치료를 망설이는 분들에게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지인이 수술했는데 몇 년 지나니까 다시 생기더라. 어차피 재발한다고 하지 않나요?" 이 오해는 치료를 결심해야 할 시기에 결정을 뒤로 미루게 만들고, 심한 경우 정맥성 궤양까지 악화되는 상황을 방치하게 만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지정맥류 시술은 무조건 재발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임상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오해를 구체적으로 반박하겠습니다.


1. "재발"의 정의부터 다시 봐야 합니다

논의를 시작하기 전에 "재발"이 무엇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정맥류의 재발(recurrence)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첫째, 잔류(Residual): 시술 후 처음부터 충분히 폐색되지 않은 혈관이 남아 있는 경우입니다. 이것은 시술의 불완전함에 해당하며, 엄밀히 말해 "재발"이 아닙니다. 둘째, 신생혈관형성(Neovascularization): 이전에 치료한 부위에서 새로운 작은 혈관들이 생겨나는 현상입니다. 셋째, 진성 재발(True recurrence): 치료와 무관한 다른 정맥에서 새롭게 역류가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이는 고혈압 환자가 혈압약을 먹어도 고혈압 자체의 위험인자가 남아 있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주변에서 "재발"이라고 말하는 사례 중 상당수는 **잔류(불완전한 시술)**이거나, 해당 부위가 아닌 다른 곳에서 새 정맥류가 생긴 경우입니다. 이를 모두 "재발"로 뭉뚱그리면 실제 시술 효과가 과소평가됩니다.


2. 실제 데이터: 5년 추적 연구의 폐색률은 얼마나 될까?

① RCT 데이터: 2년 시점 폐색률 90% 이상

터키 Kahramanmaras Sutcu Imam University 연구팀(Eroglu E et al.)이 2018년 European Journal of Vascular and Endovascular Surgery에 발표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에서는 하지정맥류 환자 525명을 NBCA(시아노아크릴레이트 접착제), RFA(고주파 열소작술), EVLA(레이저 소작술) 세 군으로 나눠 2년간 추적했습니다.

결과를 보면, 시술 후 **2년 시점의 혈관 폐색률(occlusion rate)**은 NBCA 92.6%, RFA 90.9%, EVLA 91.5%로 세 군 모두 90% 이상을 기록했으며 세 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P = .89). 즉, 현대적인 비수술 시술을 받은 환자의 약 10명 중 9명은 2년이 지나도 시술 부위가 정상적으로 막혀 있었습니다.

② 5년 장기 추적 데이터: RFA·NBCA 우수한 유지율

이스탄불 Sisli Hamidiye Etfal 연구팀(El Kilic H et al.)이 2022년 Journal of Vascular Surgery: Venous and Lymphatic Disorders에 발표한 연구는 CVI 환자 232명을 평균 **67.5개월(약 5.6년)**간 추적한 장기 연구입니다.

초기(1일, 6개월, 12개월, 24개월) 폐색 성공률은 EVLA, NBCA, RFA 세 군 모두 유사했으나, 3년 및 5년 시점에서는 RFA가 EVLA보다 유의하게 높은 폐색률을 보였습니다(3년: P = .024, 5년: P = .011). NBCA와 RFA의 5년 성적은 동등했습니다(P = .330). 결론적으로 현대적 시술(RFA, NBCA)을 받은 환자의 5년 후 폐색 성공률은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③ 메타분석: 5년 재발률, 수술과 차이 없음

더블린 Mater Misericordiae 대학병원(Kheirelseid EAH et al.)이 2018년 발표한 체계적 고찰 및 메타분석에서는 5년 이상 추적된 9개의 무작위 대조시험(총 2,185다리)을 분석했습니다. 결과에 따르면 EVLT vs. 전통 수술 간 5년 재발률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36.6% vs. 33.3%; 합동 위험비 1.35; 95% CI 0.76–2.37; P = .3). RFA 대 수술 비교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수치를 보면 "5년 후 33~36%가 재발한다"고 읽을 수 있지만, 이 데이터는 단순 폐색 실패뿐 아니라 신생혈관, 진성 재발, 잔류 등을 모두 포함한 넓은 정의의 재발입니다. 그리고 핵심은 비수술 시술이 개복 수술과 동등한 결과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④ 코크란 리뷰: EVLA의 5년 기술적 성공률 수술보다 우수

2021년 Cochrane Database(Whing J et al.)에 업데이트된 코크란 체계적 고찰은 GSV(대복재정맥) 역류에 대한 모든 시술을 비교했습니다. 5년 시점 기술적 성공률(혈관 폐색 유지)에서 EVLA가 전통 수술보다 유의하게 우수했습니다(OR 2.31, 95% CI 1.27–4.23). 5년 및 그 이후에서는 두 군 간 차이가 없어, 장기적으로도 시술이 수술에 뒤지지 않음을 확인했습니다.


3. 그렇다면 왜 "재발"이 생길까? — 원인을 알면 예방이 가능합니다

시술 후 정맥류가 다시 나타나는 것에는 크게 세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이 원인들을 이해하면, "무조건 재발"이 아니라 **"조건이 갖춰질 때 재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원인 1: 불완전한 시술 (잔류)

초음파 유도 없이 시술하거나, 비적절한 에너지 출력 설정, 경험이 부족한 시술자에 의해 혈관이 충분히 폐색되지 않고 일부 잔류하는 경우입니다. 이는 재발이 아니라 치료 실패이며, 시술 직후 초음파 추적 검사로 조기에 발견해 추가 치료가 가능합니다. 정확한 진단 장비와 경험 있는 의료진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원인 2: 진성 재발 — 위험인자가 해소되지 않은 경우

하지정맥류의 주요 위험인자로는 유전(가족력), 비만, 장시간 서 있는 직업, 임신, 여성 호르몬 등이 있습니다. 시술로 기존 역류 혈관을 제거해도, 이런 위험인자들이 지속되면 새로운 정맥에서 역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고혈압 약을 먹어도 짜게 먹으면 혈압이 다시 오르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시술의 한계가 아니라 질환 자체의 특성입니다.

따라서 시술 후에도 체중 조절, 압박 스타킹 착용, 장시간 기립 자제 등 생활습관 관리를 병행하면 진성 재발 가능성을 의미있게 낮출 수 있습니다.

원인 3: 신생혈관형성 (Neovascularization)

치료된 혈관 주변에 신생 혈관이 자라는 현상으로, 과거 개복 수술(높은 결찰술 + 스트리핑) 후 가장 많이 관찰되었습니다. 열소작술(RFA/EVLA)과 NBCA 등 현대적 비수술 시술은 신생혈관형성 발생률이 수술보다 낮다는 연구들이 있어, 이 면에서도 비수술 시술이 유리합니다.


4. "재발"의 기준을 다시 설정해야 합니다 — 초음파 재발 ≠ 증상 재발

연구에서 보고하는 재발은 주로 초음파로 확인된 혈관 변화를 기준으로 합니다. 그러나 초음파에서 변화가 보인다고 해서 모두 증상(통증, 부기, 피로감)이 재발하는 것은 아닙니다. 임상적으로 중요한 것은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불편감을 느끼는가입니다.

앞서 언급한 Eroglu et al. 연구에서도 VCSS(정맥 임상 중증도 점수)는 시술 6개월 후 유의하게 감소했고, 이 개선은 2년 시점까지 유지되었습니다. 초음파 이미지 기준의 "재발"과 환자가 체감하는 삶의 질 개선은 별개의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5. 시술 방법별 장기 성적 요약 비교

RFA(고주파 열소작술): 초기부터 5년까지 안정적인 폐색률 유지. 장기 성적이 EVLA보다 우수하다는 데이터 존재.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름. NBCA(시아노아크릴레이트/베나실): 국소마취제 주사(투메센트) 불필요, 시술 통증 가장 적고 복귀 시간 최단. 3~5년 성적이 RFA와 동등. EVLA(레이저 소작술): 5년 폐색률 우수하나 장기적으로 RFA보다 다소 낮을 수 있음. 초기 통증과 합병증률이 세 방법 중 가장 높음. 전통 수술(절개 스트리핑): 신생혈관형성 발생률이 비수술 시술보다 높고, 합병증·회복 기간이 길어 현재는 비수술 시술이 우선 권고됨.

세 가지 비수술 시술 모두 5년 기준 높은 성공률을 보이며, 선택은 혈관 특성, 환자 선호도, 시술자 숙련도를 종합해 결정합니다.


6. "재발하면 어떻게 하나?" — 재치료도 가능합니다

설령 재발이 발생하더라도, 현대 정맥류 치료는 재치료(re-treatment)가 충분히 가능합니다. 초음파 유도 거품 경화요법(UGFS), 미세 정맥류 적출(phlebectomy), 추가 열소작술 등으로 대부분의 재발 병변을 외래에서 처치할 수 있습니다. "한 번 시술하면 영원히 OK이어야 한다"는 기대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고혈압, 당뇨처럼 만성 질환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듯, 정맥 질환도 초기에 치료하고 이후 생활습관 관리와 정기 검진을 유지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법입니다.


7. 치료를 미루면 오히려 손해입니다

재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치료를 미루는 것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치료하지 않은 하지정맥류는 시간이 지날수록 피부 변색(색소 침착), 지방성 피부경화증, 정맥성 궤양으로 악화될 수 있으며, 중증 만성정맥부전(CVI)으로 이어지면 치료가 훨씬 복잡해집니다. CEAP 분류 기준 C5(치유된 궤양), C6(활동성 궤양) 단계에서는 삶의 질이 현저히 낮아지고 입원 치료나 피부 이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 비수술 시술로 역류 혈관을 제거하고, 이후 생활습관 관리와 정기 추적 검사를 받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유리한 선택입니다.


정리: "무조건 재발"이 아닌 "관리 가능한 만성 질환"

핵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현대적 비수술 하지정맥류 시술(RFA, NBCA, EVLA)의 2년 폐색률은 90% 이상이며, 5년 후에도 수술과 동등하거나 더 나은 성적을 유지합니다. 재발의 상당 부분은 시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유전, 비만, 직업, 임신 등 교정 가능한 위험인자가 지속되는 데 기인합니다. 설령 재발하더라도 외래 수준의 재치료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재발하니까"라는 말에 치료를 포기하는 것은, "어차피 충치 또 생기니까 치과 안 간다"는 논리와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재발 위험을 최소화하는 관리를 병행하는 것입니다.


참고 문헌

  1. Eroglu E, Yasim A. A Randomised Clinical Trial Comparing N-Butyl Cyanoacrylate, Radiofrequency Ablation and Endovenous Laser Ablation for the Treatment of Superficial Venous Incompetence: Two Year Follow up Results. Eur J Vasc Endovasc Surg. 2018;56(4):553-560. PMID: 30042039
  2. El Kilic H, Bektas N, Bitargil M, et al. Long-term outcomes of endovenous laser ablation, n-butyl cyanoacrylate, and radiofrequency ablation for treatment of chronic venous insufficiency. J Vasc Surg Venous Lymphat Disord. 2022;10(4):865-871. PMID: 34688972
  3. Kheirelseid EAH, Crowe G, Sehgal R, et al.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evaluating long-term outcomes of endovenous management of lower extremity varicose veins. J Vasc Surg Venous Lymphat Disord. 2018;6(2):256-270. PMID: 29292115
  4. Whing J, Nandhra S, Nesbitt C, Stansby G. Interventions for great saphenous vein incompetence.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21;8:CD005624. PMID: 34378180
  5. van Rij AM, Jiang P, Solomon C, et al. Recurrence after varicose vein surgery: a prospective long-term clinical study with duplex ultrasound scanning and air plethysmography. J Vasc Surg. 2003;38(5):935-943. PMID: 14603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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