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수술, 어떤 방법이 있을까? — 치료법 총정리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으셨나요? 처음 진단을 받으면 '수술을 꼭 해야 하나요?', '어떤 수술 방법이 있나요?', '수술하면 흉터가 남나요?' 같은 질문을 많이 하십니다.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으셨나요? 처음 진단을 받으면 '수술을 꼭 해야 하나요?', '어떤 수술 방법이 있나요?', '수술하면 흉터가 남나요?' 같은 질문을 많이 하십니다. 하지정맥류의 치료법은 최근 10여 년 사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이제는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당일 귀가가 가능한 방법들이 주류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흉부외과 전문의로서 실제 임상에서 적용하는 하지정맥류의 다양한 수술 및 시술 방법을 알기 쉽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 치료 전 반드시 필요한 검사 — 도플러 초음파
어떤 치료 방법이 적합한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검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하지정맥류 치료의 핵심 검사는 '도플러 초음파(Duplex Ultrasound)'입니다. 이 검사를 통해 역류가 발생하는 정맥의 위치, 역류 정도, 역류하는 정맥의 직경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각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이 결정됩니다. 눈에 보이는 부분만으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반드시 초음파 유도 하에 정밀 진단 후 치료를 진행해야 합니다.
■ 치료법 1. 혈관경화요법 (Sclerotherapy)
혈관경화요법은 문제가 되는 정맥 안에 경화제(혈관을 굳히는 약물)를 직접 주사하여 정맥을 폐쇄시키는 방법입니다.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치료법 중 하나로, 현재도 특정 유형의 정맥류에서는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됩니다.
최근에는 경화제를 거품(foam) 형태로 만들어 주사하는 '거품경화요법(Foam Sclerotherapy)'이 더 많이 사용됩니다. 거품 형태는 액체보다 혈관과 접촉 면적이 넓어 더 적은 양으로도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합니다. 초음파로 위치를 확인하면서 시행하는 '초음파유도 거품경화요법(UGFS, Ultrasound-Guided Foam Sclerotherapy)'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깊은 정맥류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적합한 경우: 거미양 정맥류, 망상 정맥류, 소복재정맥 역류, 수술 후 재발한 소규모 정맥류
장점: 주삿바늘만 사용하므로 절개 없음, 시술 시간 짧음(20~30분), 당일 일상 복귀 가능
주의사항: 재발률이 열 치료법에 비해 다소 높을 수 있으며, 대복재정맥의 심한 역류 단독 치료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 치료법 2. 혈관내 열치료 — 레이저 (EVLA) & 고주파 (RFA)
현재 하지정맥류 치료의 국제적 표준으로 자리잡은 방법들입니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가느다란 카테터(관)를 정맥 안에 삽입한 뒤, 열에너지를 이용해 정맥 내벽을 태워 혈관을 영구적으로 폐쇄하는 원리입니다.
▷ 혈관내 레이저 치료 (EVLA, Endovenous Laser Ablation)
레이저 광섬유가 내장된 카테터를 문제의 정맥 안으로 삽입하고, 레이저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천천히 카테터를 당겨 빼는 방식으로 정맥 내벽 전체를 응고·폐쇄합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1470nm 파장의 레이저가 주로 사용되며, 구형 레이저에 비해 시술 후 통증과 멍이 현저히 줄었습니다. 초음파 유도 하에 시행하여 정확도가 매우 높습니다.
▷ 고주파 열치료 (RFA, Radiofrequency Ablation)
레이저 대신 고주파 전류를 이용해 정맥 내벽을 120°C 내외의 온도로 가열하여 폐쇄하는 방법입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ClosureFast(클로저패스트)'가 있습니다. 카테터 끝의 7cm 구간씩 나누어 순차적으로 열 처리를 하는 방식으로, 열 전달이 균일하고 제어가 쉬운 것이 특징입니다. 임상 연구에서 레이저 치료와 유사한 성공률을 보이면서도, 시술 후 통증과 부작용 면에서 레이저보다 더 우수하다는 결과들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 EVLA & RFA 공통 특징 ]
국소마취(tumescent anesthesia)로 시행 → 전신마취 불필요
절개 없이 1~2mm 천자(바늘구멍)만으로 시술
시술 시간 약 30~60분, 당일 보행 및 귀가 가능
대복재정맥(GSV), 소복재정맥(SSV) 역류 치료에 효과적
연구에 따라 5년 성공률 90% 내외의 우수한 장기 성적
시술 후 압박스타킹 착용 1~2주 권장
■ 치료법 3. 혈관내 비열치료 — 베나실 (Cyanoacrylate Glue)
베나실(VenaSeal)은 열 에너지 대신 의료용 접착제(cyanoacrylate)를 이용해 정맥을 막는 최신 치료법입니다. 특수 카테터를 통해 접착제를 정맥 내에 주입하면, 주입 즉시 굳으면서 정맥이 폐쇄됩니다.
가장 큰 장점은 열 치료 시 반드시 필요했던 '종창마취(tumescent anesthesia)'—즉, 정맥 주변에 생리식염수를 다량 주입해 신경과 피부를 열로부터 보호하는 과정—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시술 시 주삿바늘을 한 번만 사용하므로 시술 과정이 더 단순하고 불편감이 적습니다. 또한 시술 직후 압박스타킹 착용 의무가 없어 일상 복귀가 매우 빠릅니다.
다만 접착제에 대한 이물 반응이나 과민 반응이 드물게 발생할 수 있으며, 비용이 열 치료에 비해 다소 높다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장기(5년 이상) 성적에 대한 데이터는 레이저·고주파에 비해 축적이 적지만,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는 매우 고무적입니다.
■ 치료법 4. 정맥류 발거술 (High Ligation & Stripping)
발거술은 사타구니 부위를 작게 절개하여 대복재정맥의 근위부를 심부정맥과 결찰(묶음)한 뒤, 스트리퍼라는 기구를 이용해 문제의 정맥을 물리적으로 뽑아내는 전통적인 수술 방법입니다. 수십 년간 하지정맥류 치료의 표준 술식이었으나, 현재는 혈관내 치료법들의 발전으로 그 적용 비율이 크게 줄었습니다.
장점: 병변 정맥을 물리적으로 완전 제거하므로 재발률이 낮고, 비용이 비교적 저렴합니다.
단점: 척추마취 또는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입원이 필요합니다. 절개 부위 흉터, 멍, 통증이 비교적 크며, 회복 기간이 혈관내 치료에 비해 깁니다. 또한 신경(복재신경) 손상의 위험성이 있어 감각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현재는 혈관내 치료가 불가능한 특수한 경우(혈관이 매우 구불구불하거나 혈전이 있는 경우 등)에 주로 적용됩니다.
■ 치료법 5. 정맥류 절제술 (Ambulatory Phlebectomy)
국소마취 하에 2~3mm의 매우 작은 구멍을 내어 특수 갈고리(phlebectomy hook)를 이용해 피부 표면 가까이에 있는 정맥류를 조금씩 끌어내어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stab avulsion'이라고도 불립니다. 혈관내 치료(레이저, 고주파, 베나실)가 주된 원인 정맥(대복재정맥 등)을 치료하는 반면, 이미 눈에 드러난 굵은 정맥류 가지들은 절제술로 함께 제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가지를 같은 날 함께 시행하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 치료법 선택 — 어떤 방법이 나에게 맞을까?
가장 중요한 원칙은 '단일 치료법이 모든 환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는 점입니다. 치료법 선택은 역류하는 정맥의 종류와 위치, 정맥 직경, 역류의 정도, 동반된 피부 변화나 합병증 여부, 환자의 연령과 전신 상태, 경제적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을 요약하면, 대복재정맥이나 소복재정맥의 역류가 주원인인 경우에는 레이저(EVLA) 또는 고주파(RFA) 치료가 1차 선택으로 권장되며, 굵은 지류 정맥류가 동반된 경우에는 정맥류 절제술을 같은 날 함께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거미양 정맥류나 망상 정맥류처럼 가는 혈관이 문제인 경우에는 경화요법이 적합하고, 시술 공포가 크거나 압박스타킹 착용이 어려운 환자에게는 베나실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 마치며
하지정맥류 치료는 무조건 수술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현재의 치료법들은 대부분 국소마취로 당일 귀가가 가능하며, 잘 훈련된 혈관외과 전문의의 손에서 이루어지는 시술은 합병증 발생률도 매우 낮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초음파 진단을 통해 자신의 상태에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치료를 미루면 증상이 점점 악화되고 합병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있다면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여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