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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류가 알츠하이머 위험을 높인다? — 최신 코호트 연구가 말하는 혈관과 뇌의 연결고리

다리에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온 정맥류(varicose veins). 많은 사람들이 "다리가 무겁고 보기 싫은" 미용·통증 문제 정도로 여기곤 합니다.

서동주 대표원장·2026-02-25

다리에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온 정맥류(varicose veins). 많은 사람들이 "다리가 무겁고 보기 싫은" 미용·통증 문제 정도로 여기곤 합니다. 그런데 최근 학계에서 이 정맥류가 단순한 하지 혈관 문제를 넘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과도 유의미한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연구 1 — 대만 2022: 알츠하이머 발병 1.6배

논의를 연 연구는 2022년 《Journal of Prevention of Alzheimer's Disease》에 실린 Cheng의 코호트 연구입니다. 장궁 연구 데이터베이스에서 45세 이상 정맥류 환자 9,601명과 성별·나이·기준일을 맞춘 대조군 38,404명을 2017년 말까지 추적했습니다.

알츠하이머 발병률은 정맥류군 1만 인년당 12.60건, 대조군 6.24건 — 위험비 1.647(95% CI 1.326–2.045, p<0.001)이었습니다. 피부 변화·궤양·혈전정맥염 같은 합병증이 있는 정맥류는 없는 경우보다 발병률이 더 높았습니다(보정 위험비 1.474). (Cheng CY. J Prev Alzheimers Dis. 2022;9(3):441-448. PMID: 35841245)

두 가지를 함께 보셔야 합니다. 상대위험은 의미 있지만 두 배는 아닙니다. 그리고 절대 발생률은 낮습니다 — 정맥류군에서 대략 1년에 800명 중 1명 꼴입니다.

연구 2 — 한국 2025: 전체 치매, 그리고 치료의 효과

Woo 등은 2025년 《PLoS One》에 국민건강검진 코호트 430,875명을 중앙값 13.3년 추적한 결과를 냈습니다. 정맥류는 5,096명(1.3%)에게 있었고, 추적 중 55,329명(13.9%)에게 치매가 생겼습니다.

성향점수 매칭과 다변량 보정 후 정맥류는 전체 치매 위험 23.5% 증가와 연관됐습니다(위험비 1.235, 95% CI 1.147–1.329). 대만 연구보다 작은 효과입니다. 그리고 이 연구는 정맥류를 치료하면 달라지는지도 봤습니다. 혈관성 치매에서는 달랐습니다 — 치료군의 혈관성 치매 위험이 절반 가까이(위험비 0.566, 95% CI 0.382–0.841). 알츠하이머에서는 치료 효과가 없었습니다. (Woo HG, Park JY, Park MS, Song TJ. PLoS One. 2025;20(4):e0322892. PMID: 40305494)

이 갈림이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정의상 뇌혈관 질환이 원인이라, 전신 혈관 질환과의 연관과 치료 효과가 그럴듯합니다. 알츠하이머는 다른 병리이고, 치료 신호가 없었습니다.

연구 3 — 중국 2025: 치매 전 단계의 뇌척수액

세 번째 연구는 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아직 치매가 없는 정맥류 환자의 뇌에 알츠하이머 병리의 징후가 있는가?

Liu 등(《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 2025)은 중국 CABLE 코호트의 치매 없는 성인 1,298명에서 뇌척수액 알츠하이머 바이오마커를 분석했습니다. 나이·성별·교육·APOE-ε4 를 보정한 뒤 정맥류는 뇌척수액 Aβ42 감소(β = −0.157), Aβ42/Aβ40 비 감소(β = −0.272), 인산화 타우 증가(β = 0.192)와 연관됐습니다 — 뇌 아밀로이드 침착과 타우 병리가 더 많다는 방향입니다. 여성, 중년(40~65세), APOE-ε4 비보유자에서 연관이 더 강했습니다. (Liu M, et al. Front Aging Neurosci. 2025;17:1502154. PMID: 40103929)

이것도 인과를 증명하지는 않지만, 청구 데이터의 진단 코드에서 증상 없는 사람의 측정된 뇌 화학으로 소견을 옮겨 놓았습니다.


왜 정맥류가 뇌와 관련이 있을까?

솔직한 답은 "아직 모른다"이고, 위 연구들은 어떤 기전도 검증하지 않았습니다. 몇 가지 가설이 돌고 있으며, 가설로 읽으셔야 합니다. Campello 등의 2026년 리뷰는 죽상동맥경화와 만성정맥질환이 내피 기능장애·염증·산화 스트레스를 공유하는 "동정맥 연속체" 개념을 제안하면서, 치매 연관을 언급하되 관찰 자료라 인과를 세우지 못한다고 명시합니다. (Campello E, et al. Intern Emerg Med. 2026;21(5):1531-1542. PMID: 41954696)

1. 만성 정맥 부전과 전신 혈관 기능 장애

정맥류는 단순히 다리 정맥의 문제가 아니라, 혈관 벽의 구조적 취약성과 판막 기능 저하를 반영합니다. 이런 전신적인 혈관 기능 이상이 뇌혈관 순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2. 만성 염증 (Chronic Inflammation)

정맥류 환자에서는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 장애와 함께 만성 저등급 염증 반응이 지속됩니다. 만성 염증은 아밀로이드 베타(Aβ) 축적과 타우 단백질 이상을 촉진하는 알츠하이머의 핵심 병리 기전과도 연결됩니다.

3. 혈액-뇌 장벽 (Blood-Brain Barrier) 손상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 저하는 뇌를 보호하는 혈액-뇌 장벽의 투과성을 높이고, 이는 신경독성 물질이 뇌로 유입되는 경로를 열어줄 수 있습니다.

4. 정맥 울혈과 뇌 노폐물 배출 장애

최근 신경과학계에서 주목받는 글림프 시스템(glymphatic system)은 수면 중 뇌의 노폐물을 청소하는 역할을 합니다. 전신적인 정맥 순환 장애가 이 시스템의 효율을 낮출 수 있다는 가설도 제기됩니다.


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

알츠하이머 치매는 현재까지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습니다. 따라서 조기 위험 인자를 발견하고 예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정맥류는 전 세계 성인의 약 20~30%에서 관찰될 만큼 흔한 질환입니다. 만약 정맥류가 알츠하이머의 독립적인 위험 인자로 확인된다면, 이는 수천만 명에 달하는 고위험군을 사전에 식별하고 관리하는 데 큰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연구는 혈관 건강이 뇌 건강과 분리될 수 없다는 '신경혈관 유닛(Neurovascular Unit)' 개념을 임상적으로 뒷받침하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아직 주의해야 할 점

물론 이 연구 결과를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세 연구 모두 관찰 연구라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를 보여줍니다. 나이·비만·운동 부족·심혈관질환은 정맥류와 치매 모두의 위험을 높이고, 보정으로 완전히 걷어낼 수 없습니다. 정맥류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검사를 더 자주 받아 치매가 더 일찍 진단될 가능성(발견 편향)도 있습니다.

한국 연구에서 치료가 혈관성 치매는 줄였지만 알츠하이머는 줄이지 못했다는 결과는, 정맥류가 알츠하이머 병리의 원인이라기보다 혈관 위험의 표지자라는 해석과 잘 맞습니다. 현재로서는 이것이 가장 방어 가능한 읽기입니다.

정맥류 치료가 알츠하이머 위험을 낮춘다고 보여 준 연구는 없습니다. 이 글의 어떤 내용도 시술을 받을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정리

핵심 포인트 내용
근거 코호트 3편(대만 2022·한국 2025·중국 2025) + 뇌척수액 바이오마커
효과 크기 알츠하이머 HR 1.65(대만), 전체 치매 HR 1.24(한국) — 크지 않음
절대위험 정맥류 환자 약 800명당 연 1명
치료 효과 혈관성 치매 감소(HR 0.57), 알츠하이머는 효과 없음
기전 불명. 가설 여럿, 검증된 것 없음
인과 미확립

정맥류를 단순히 "피부 미용" 문제로 방치하지 마세요. 이 연구는 혈관 건강 전반을 챙기는 것이 치매 예방에도 연결될 수 있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걷기, 압박 스타킹 착용, 체중 관리 등 정맥 순환을 돕는 생활 습관은 다리 건강만이 아니라 뇌 건강에도 투자하는 일입니다.


참고 문헌

  • Cheng CY. Increased Incident Alzheimer's Disease among Individuals with Varicose Veins: A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J Prev Alzheimers Dis. 2022;9(3):441-448. (PMID: 35841245)
  • Woo HG, Park JY, Park MS, Song TJ. Association between varicose veins and occurrence of dementia: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PLoS One. 2025;20(4):e0322892. (PMID: 40305494)
  • Liu M, Ma LY, Li QY, et al. Associations of varicose veins with cerebrospinal fluid biomarkers of Alzheimer's disease pathologies in adults without dementia: the CABLE study. Front Aging Neurosci. 2025;17:1502154. (PMID: 40103929)
  • Campello E, Boccatonda A, Napolitano A, Simion C, Simioni P. The arterial-venous continuum: bridging atherosclerosis and chronic venous disease through endothelial dysfunction. Intern Emerg Med. 2026;21(5):1531-1542. (PMID: 41954696)
서동주 대표원장

서동주 대표원장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다리핏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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