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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진단

도플러 초음파는 어떻게 혈액의 흐름을 볼까요? — 환자를 위한 원리 설명

초음파 검사 중 화면에 보이는 빨강과 파랑, 스피커에서 나는 '쉭쉭' 소리, 종아리를 눌렀다 놓는 이유가 궁금하셨나요? 구급차 사이렌으로 설명하는 도플러 효과부터 색 도플러와 파형, 젤을 바르는 이유까지 정맥 초음파 검사의 원리를 쉽게 풀어 설명합니다.

서동주 대표원장·2026-10-06·수정 2026-10-08

초음파 검사를 받다 보면 궁금한 것이 생깁니다.

"화면에 빨간색, 파란색이 번쩍이는데 저게 뭔가요?"

"기계에서 '쉭쉭' 소리가 나던데, 제 피가 흐르는 소리인가요?"

"왜 자꾸 종아리를 눌렀다 놓으시나요?"

검사 중에는 물어보기 어려웠던 이 질문들에 답해 보려고 합니다. 원리를 알고 나면 검사 화면이 다르게 보입니다.

1. 초음파는 '들리지 않는 소리'입니다

초음파는 사람 귀에 들리지 않을 만큼 높은 소리입니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는 1초에 약 2만 번 진동하는 높이까지인데, 검사에 쓰는 초음파는 1초에 수백만 번 진동합니다.

원리는 메아리와 같습니다. 산에서 "야호" 하고 외치면 소리가 건너편에 부딪혀 돌아옵니다. 돌아오는 데 걸린 시간이 길수록 먼 곳에서 반사된 것입니다.

초음파 검사기의 손잡이 부분을 탐촉자라고 합니다. 탐촉자는 몸 안으로 초음파를 보내고, 조직에 부딪혀 돌아오는 메아리를 다시 받습니다. 메아리가 돌아온 시간으로 깊이를, 메아리의 세기로 밝기를 정해 화면에 흑백 영상을 그립니다. 혈관의 굵기와 위치, 혈관 벽의 모양, 혈전이 있는지를 이 흑백 영상으로 봅니다.

X선을 쓰는 검사가 아니므로 방사선 노출이 없습니다.

2. 구급차 사이렌으로 이해하는 도플러 효과

흑백 영상만으로는 혈관 안의 혈액이 어느 쪽으로 흐르는지 알 수 없습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이 도플러 효과입니다.

구급차가 다가올 때는 사이렌 소리가 높게 들리고, 지나쳐 멀어질 때는 낮게 들립니다. 사이렌이 내는 소리는 그대로인데 듣는 사람에게는 음높이가 달라집니다. 소리를 내는 물체가 다가오면 소리의 파동이 촘촘해지고, 멀어지면 파동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도플러 효과 도해 — 달리는 구급차 앞쪽은 파동 간격이 좁아져 높은 소리로, 뒤쪽은 파동 간격이 넓어져 낮은 소리로 들린다

이 현상은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크리스티안 도플러가 1842년에 발표한 원리이고, 그의 이름을 따서 도플러 효과라고 부릅니다. 당시에는 달리는 기차 위에서 트럼펫을 불어 다가올 때와 멀어질 때의 음높이 차이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검증했습니다(Bollinger와 Partsch, 2003).

3. 혈관 안에서 사이렌 역할을 하는 것은 적혈구입니다

혈액 속에는 적혈구가 떠서 흐르고 있습니다. 탐촉자가 보낸 초음파는 이 적혈구에 부딪혀 돌아옵니다.

  • 적혈구가 탐촉자 쪽으로 다가오고 있으면, 돌아온 초음파의 음이 보낸 것보다 높아집니다.
  • 적혈구가 탐촉자에서 멀어지고 있으면, 돌아온 초음파의 음이 낮아집니다.
  • 적혈구가 빠르게 움직일수록 음높이의 차이가 커집니다.

기계는 보낸 초음파와 돌아온 초음파의 음높이 차이를 계산합니다. 도플러 초음파는 움직이는 적혈구에 부딪혀 돌아온 초음파의 음높이 변화를 읽어, 혈액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빠르게 흐르는지를 알아내는 검사입니다.

이 원리를 사람 몸에 처음 적용한 것은 1950년대 일본의 사토무라 시게오입니다. 그는 초음파로 심장의 움직임에서 도플러 신호를 얻었고, 이어 동료와 함께 피부 위에서 동맥과 정맥의 혈류를 기록하는 장치를 만들었습니다(Coman과 Popescu, 2015).

4. 화면의 빨강과 파랑은 무엇일까요

음높이 변화를 숫자로만 보여 주면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계는 혈액이 움직이는 부분에 색을 입혀 흑백 영상 위에 겹쳐 보여 줍니다. 이것을 색 도플러라고 합니다.

많은 분이 빨강은 동맥, 파랑은 정맥이라고 생각합니다. 교과서 그림에서 그렇게 칠해 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화면의 빨강과 파랑은 동맥과 정맥을 뜻하지 않습니다. 탐촉자를 기준으로 혈액이 다가오는지 멀어지는지를 나타내는 색입니다.

색 도플러 도해 — 탐촉자 쪽으로 다가오는 흐름은 파랑, 멀어지는 흐름은 빨강으로 설정한 예시. 색은 동맥·정맥의 구분이 아니라 혈류의 방향을 나타낸다

어느 색을 어느 방향에 쓸지는 화면 한쪽의 색 막대에 표시되어 있고, 검사자가 바꿀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색 자체가 아니라 색이 바뀌는 순간입니다.

정상 정맥에서는 혈액이 심장 쪽으로만 흐르므로 한 가지 색만 보입니다.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정맥에서는 혈액이 심장 쪽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발 쪽으로 내려옵니다. 화면에서는 한 색으로 보이던 혈관이 반대 색으로 바뀝니다. 같은 혈관 안에서 흐름의 방향이 뒤집혔다는 뜻이고, 이것이 역류입니다.

5. '쉭쉭' 소리와 물결 모양 그래프

색 도플러는 역류가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 주지만,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를 정확히 재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혈관의 한 지점을 골라 그곳의 혈류를 시간에 따라 그래프로 그립니다.

그래프 가운데에는 기준선이 있습니다. 한쪽 방향의 흐름은 기준선 위에, 반대 방향의 흐름은 기준선 아래에 그려집니다. 가로축은 시간입니다.

검사 중에 들리는 '쉭쉭' 소리도 여기서 나옵니다. 혈액이 흐르는 소리를 마이크로 듣는 것이 아닙니다. 보낸 초음파와 돌아온 초음파의 음높이 차이가 마침 사람이 들을 수 있는 범위에 들어오기 때문에, 기계가 그 차이를 스피커로 들려주는 것입니다. 혈액이 빠르게 흐르면 높은 소리가, 느리게 흐르면 낮은 소리가 납니다.

6. 왜 서서 검사하고, 종아리를 눌렀다 놓을까요

가만히 서 있을 때 정맥의 혈액은 아주 천천히 흐릅니다. 판막이 잘 닫히는지 알아보려면 판막을 시험해 봐야 합니다.

검사자가 종아리를 누르면 그 안의 혈액이 심장 쪽으로 밀려 올라갑니다. 손을 놓으면 올라갔던 혈액이 중력 때문에 다시 내려오려고 합니다. 이때 판막이 건강하면 곧바로 닫혀 혈액을 막고, 판막이 제 역할을 못 하면 혈액이 발 쪽으로 흘러내립니다.

종아리를 눌렀다 놓을 때의 혈류와 판막 — 판막이 정상이면 짧은 역방향 흐름 뒤 멈추고, 역류가 있으면 판막 사이로 역방향 흐름이 길게 이어진다. 심장 쪽 흐름을 기준선 아래, 발 쪽 역류를 위로 표시한 예시 파형

정맥 검사에서는 종아리를 눌렀다 놓은 뒤 혈액이 발 쪽으로 거꾸로 흐르는 시간이 얼마나 이어지는지를 파형에서 잽니다. 건강한 판막도 닫히는 데 아주 짧은 시간이 걸리므로, 잠깐의 역방향 흐름은 정상입니다. 그래서 정맥의 종류에 따라 기준 시간이 정해져 있고, 겉에 있는 정맥에서는 0.5초가 기준으로 쓰입니다(Labropoulos 등, 2003). 이 기준이 어떻게 정해졌는지는 역류 0.5초 기준 칼럼에서 설명했습니다.

서서 검사하는 이유도 같습니다. 서 있어야 다리 정맥에 중력이 걸리고, 판막이 실제 생활에서 받는 것과 같은 조건에서 시험할 수 있습니다. 유럽혈관외과학회 진료지침도 역류 평가를 가급적 선 자세에서 하도록 설명합니다.

7. 젤을 바르는 이유, 탐촉자를 기울이는 이유

젤은 초음파가 지나갈 길을 만들어 줍니다. 초음파는 공기를 잘 통과하지 못합니다. 탐촉자와 피부 사이에 얇은 공기층만 있어도 대부분 반사되어 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젤이 그 틈을 메워 줍니다.

탐촉자를 기울이는 것은 도플러 효과의 성질 때문입니다. 구급차가 나를 향해 곧장 달려올 때는 음높이가 뚜렷하게 변하지만, 내 앞을 옆으로 가로지르는 순간에는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혈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초음파가 혈관과 직각으로 만나면 혈액은 탐촉자에 다가오지도 멀어지지도 않는 셈이어서 신호가 잡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검사자는 초음파가 혈류와 비스듬히 만나도록 탐촉자의 각도를 맞춥니다.

같은 이유로 도플러 초음파는 검사자의 손과 판단이 결과에 영향을 주는 검사입니다. 탐촉자의 각도, 측정하는 위치, 종아리를 누르는 방법에 따라 파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국제정맥학연합(UIP)이 검사 방법을 통일하기 위한 합의문을 낸 것도 이 때문입니다.

8. 정리하면

  • 초음파는 들리지 않는 높은 소리이고, 메아리로 몸속 영상을 그립니다.
  • 움직이는 적혈구에 부딪힌 초음파는 음높이가 달라져 돌아옵니다. 이 변화로 혈액의 방향과 빠르기를 압니다.
  • 화면의 빨강과 파랑은 동맥·정맥이 아니라 흐름의 방향입니다. 같은 정맥에서 색이 뒤집히면 역류를 의심합니다.
  • 종아리를 눌렀다 놓는 것은 판막을 시험하는 과정이고, 거꾸로 흐르는 시간을 파형에서 잽니다.

다음에 검사를 받으실 때는 화면을 함께 보셔도 좋습니다. 종아리에서 손을 놓는 순간 색이 바뀌는지, 그래프가 기준선 반대편으로 얼마나 길게 이어지는지를 보시면 검사 결과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기가 한결 쉽습니다.

초음파 대신 CT나 MRI로 검사할 수는 없는지는 정맥 검사는 왜 도플러 초음파로 할까요에서 다뤘습니다.


참고 문헌

  • Bollinger A, Partsch H. Christian Doppler is 200 years young. Vasa. 2003;32(4):225-233. (PMID: 14694774) — 도플러 원리의 발표와 검증, 혈관 진단에 적용된 과정.
  • Coman IM, Popescu BA. Shigeo Satomura: 60 years of Doppler ultrasound in medicine. Cardiovasc Ultrasound. 2015;13:48. (PMID: 26699126) — 도플러 초음파의 첫 의학적 적용.
  • Coleridge-Smith P, Labropoulos N, Partsch H, Myers K, Nicolaides A, Cavezzi A. Duplex ultrasound investigation of the veins in chronic venous disease of the lower limbs — UIP consensus document. Part I. Basic principles. Vasa. 2007;36(1):53-61. (PMID: 17323300) — 하지 정맥 초음파 검사 방법에 관한 국제정맥학연합 합의문.
  • Labropoulos N, Tiongson J, Pryor L, et al. Definition of venous reflux in lower-extremity veins. J Vasc Surg. 2003;38(4):793-798. (PMID: 14560232) — 정맥별 역류 기준 시간.
  • De Maeseneer MG, Kakkos SK, Aherne T, et al. European Society for Vascular Surgery (ESVS) 2022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on the Management of Chronic Venous Disease of the Lower Limbs. Eur J Vasc Endovasc Surg. 2022;63(2):184-267. (PMID: 35027279) — 듀플렉스 초음파 검사의 자세와 역류 유발 방법.

※ 이 글은 일반적인 의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내용입니다. 실제 검사 방법과 결과의 해석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진료를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하지정맥류 초음파 검사는 방사선 노출이 있나요?
X선을 쓰는 검사가 아니므로 방사선 노출이 없습니다.
하지정맥류 초음파 검사에서 종아리를 눌렀다 놓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검사자가 종아리를 누르면 그 안의 혈액이 심장 쪽으로 밀려 올라갑니다. 손을 놓으면 올라갔던 혈액이 중력 때문에 다시 내려오려고 합니다. 이때 판막이 건강하면 곧바로 닫혀 혈액을 막고, 판막이 제 역할을 못 하면 혈액이 발 쪽으로 흘러내립니다.
하지정맥류 초음파 검사는 왜 서서 받나요?
서 있어야 다리 정맥에 중력이 걸리고, 판막이 실제 생활에서 받는 것과 같은 조건에서 시험할 수 있습니다. 유럽혈관외과학회 진료지침도 역류 평가를 가급적 선 자세에서 하도록 설명합니다.
하지정맥류 초음파 검사 중에 들리는 '쉭쉭' 소리는 무엇인가요?
혈액이 흐르는 소리를 마이크로 듣는 것이 아닙니다. 보낸 초음파와 돌아온 초음파의 음높이 차이가 마침 사람이 들을 수 있는 범위에 들어오기 때문에, 기계가 그 차이를 스피커로 들려주는 것입니다.
하지정맥류 초음파 검사에서 젤은 왜 바르나요?
젤은 초음파가 지나갈 길을 만들어 줍니다. 초음파는 공기를 잘 통과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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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다리핏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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