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언제 치료를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할까요?
증상이 생활을 바꾸기 시작했을 때부터 피부 변화와 궤양이 생겼을 때까지. 국제 진료지침과 임상연구를 바탕으로 치료를 논의할 시점을 설명합니다. '적극적으로 논의한다'는 것은 곧바로 수술 날짜를 잡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혈관이 튀어나와 있기는 한데, 꼭 치료해야 하나요?"
하지정맥류를 진단받고 나면 궁금해지는 질문입니다. 당장 견디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어서 기다려도 될 것 같다가도, 더 나빠지기 전에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수술을 서두르라는 말보다, 치료를 결정하는 기준입니다. 어떤 증상을 줄이려는지, 피부나 조직에 변화가 생겼는지, 검사에서 확인된 이상이 그 문제를 설명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이 글에서 '적극적으로 논의한다'는 것은 곧바로 수술 날짜를 잡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치료로 얻을 이익과 위험, 보존적 관리의 가능성, 환자가 원하는 생활을 구체적으로 비교한다는 의미입니다.
1. 증상이 반복되어 일상생활을 제한할 때
오래 서 있기 어려워 중간중간 앉아야 하거나, 다리의 통증과 무거움 때문에 하던 활동을 줄이고 있다면 진료에서 그 변화를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픈가'에 더해 '무엇을 못 하게 되었는가'가 중요한 정보입니다.
영국 NICE 지침(CG168)은 통증·불편감·부종·무거움·가려움처럼 문제가 되는 증상을 동반한 하지정맥류를 혈관 전문 평가의 대상으로 제시합니다. 처음 생긴 정맥류뿐 아니라 재발한 정맥류도 포함됩니다. 다만 전문 평가를 권한다는 것과 모든 환자에게 수술을 권한다는 것은 다릅니다.
2025년 미국 심혈관중재학회(SCAI) 지침은 증상을 동반한 대복재정맥 역류 환자에서, 소복재정맥 역류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보존적 관리만 시행하는 것보다 혈관 폐쇄치료와 보존적 관리를 병행하는 방안을 제안합니다. GRADE 방식으로 만들어진 지침이라 권고마다 강도와 근거 확실성이 따로 매겨져 있고, 이 권고는 환자마다 기대효과와 부담을 함께 따져 적용하라는 취지입니다.
중요한 전제는 증상의 원인입니다. 다리 통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초음파에 역류가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두 가지가 반드시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진찰과 검사로 증상의 다른 원인도 검토해야 합니다(Chung & Heo, J Chest Surg 2024 종설). 정맥 치료로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증상을 먼저 정해두면 치료 후 결과도 더 정확히 평가할 수 있습니다. 역류 기준값 0.5초가 왜 중증도가 아닌지는 별도 칼럼에서 다뤘습니다.
2. 부종이 지속된다면, 원인을 확인한 뒤 치료를 논의합니다
부종은 환자가 쉽게 느끼는 변화이지만, 그 원인을 한 가지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유럽혈관외과학회(ESVS) 2022 지침은 부종을 보이는 만성정맥질환 환자, 즉 CEAP 임상분류 C3에서 치료를 계획하기 전에 정맥질환 이외의 부종 원인을 고려하라고 권고합니다. 정맥 이상과 다른 부종 원인이 함께 있으면 혈관을 치료해도 부기가 모두 사라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었으니 수술'이라는 순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부종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한쪽인지 양쪽인지, 다른 질환이나 복용약의 영향이 있는지, 정맥 역류가 부종을 얼마나 설명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정맥질환의 기여가 확인되면 압박치료와 중재치료의 이득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치료 후에도 부종이 남는 이유는 C3 부종 칼럼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3. 발목 주변 피부가 변하고 있을 때
발목이나 정강이 아래쪽의 갈색 색소침착, 반복되는 습진, 피부와 피하조직이 단단해지는 변화가 있다면 원인을 평가해야 합니다.
ESVS 2022 지침은 표재정맥 기능부전으로 인한 피부 변화나 궤양이 있는 C4–C6 환자에게 정맥 기능부전을 교정하는 중재치료를 권고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정맥질환으로 인한' 변화라는 조건입니다. 피부가 가렵거나 색이 달라졌다는 사실만으로 원인이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피부 소견과 정맥 검사를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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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정맥성 궤양이 있거나, 아물었던 궤양이 다시 생길 때
정맥성 궤양은 피부에 상처가 생겨 잘 낫지 않는 상태입니다. 상처 자체의 관리와 함께 그 배경이 되는 정맥 문제를 평가해야 합니다.
이 영역에는 치료 시점을 직접 비교한 무작위시험이 있습니다. 2018년 NEJM 에 발표된 EVRA 연구는 영국 20개 기관의 정맥성 다리궤양 환자 450명을 두 군으로 나눴습니다. 두 군 모두 압박치료를 받았고, 한 군은 배정 후 2주 이내에 표재정맥 역류에 대한 혈관 내 폐쇄치료를 시행했습니다. 다른 군은 궤양이 아문 뒤 또는 아물지 않으면 6개월 시점까지 치료를 미뤘습니다.
| 연구 결과 | 조기 치료군 | 지연 치료군 |
|---|---|---|
| 궤양 치유까지 걸린 시간의 중앙값 | 56일 | 82일 |
| 24주 시점 궤양 치유율 | 85.6% | 76.3% |
연구에서는 조기 치료군의 궤양이 더 빨리 아물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모든 하지정맥류를 빨리 수술해야 한다'는 근거로 확대해서는 안 됩니다. 이미 정맥성 궤양이 있고 연구의 선정 조건에 해당한 환자들의 결과입니다. 폐쇄치료의 합병증으로 통증과 심부정맥혈전증도 보고됐습니다.
NICE는 무릎 아래 상처가 2주 안에 낫지 않는 정맥성 궤양과, 과거에 앓았다가 아문 정맥성 궤양 모두를 혈관 전문 평가 대상으로 제시합니다. 이 '2주'는 상처가 생겨도 반드시 기다리라는 뜻은 아닙니다.
5. 표재정맥혈전증이나 정맥류 출혈이 생겼을 때
혈관을 따라 단단하고 아픈 부위가 생겼다면 표재정맥혈전증 가능성을 평가해야 합니다. 급성 혈전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먼저 결정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을 평소의 정맥류 수술 상담과 같은 순서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2023년 SVS·AVF·AVLS 지침(Part II)은 주요 복재정맥의 표재정맥혈전증에 대해 항응고 치료를 권고합니다. 표재정맥혈전증이 왜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닌지는 혈전 칼럼에서 수치로 설명했습니다.
정맥류에서 출혈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NICE는 즉각적인 혈관 전문 진료 의뢰를 권고하고, SVS·AVF·AVLS 지침은 다리 올리기와 직접 압박으로 출혈을 조절한 뒤 표재정맥 기능부전을 평가·치료하도록 합니다. 피가 멎었다고 해도 출혈 원인과 재출혈 위험에 대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이때 '적극적인 치료'는 반드시 당장 정맥류 폐쇄술을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출혈을 조절하고 혈전의 위치와 범위를 확인하는 등, 현재 발생한 문제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통증을 참을 수 있으면 계속 기다려야 할까요?
치료 여부를 통증의 강도 하나로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검사 결과, 피부 변화, 치료에 대한 환자의 선호를 함께 봅니다.
2023년 SVS·AVF·AVLS 지침(Part II, 권고 2.1.4)은 증상이 있고 혈관 내 치료에 적합하며 치료를 원하는 환자에게, 시술 전에 일률적으로 3개월간 압박치료를 먼저 시행하도록 요구하는 것에 반대하는 권고를 제시합니다. 약한 권고(Grade 2), 중등도 근거(B) 입니다. 압박치료가 불필요하다는 뜻이 아니라, 모든 환자에게 같은 대기기간을 적용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증상이 없는 C2 정맥류에서 미래의 악화를 막기 위한 예방적 시술은, 같은 지침의 합의문(5.2.1)이 "질환의 진행을 막지 못한다"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체중 조절, 압박스타킹, 장시간 서 있기를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 합의문의 내용입니다. 눈에 보이는 혈관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치료를 서둘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 갑자기 한쪽 다리가 붓고 아픈 경우
지금까지 설명한 것은 주로 만성적인 증상과 치료 결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갑자기 한쪽 다리가 붓고 아프거나 열감이 생겼다면 심부정맥혈전증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신속한 진료가 필요합니다. 원래 하지정맥류가 있었다는 이유로 평소 증상이라고 넘기지 마세요.
다리 통증·부종과 함께 갑작스러운 숨참이나 흉통이 있다면 폐색전증 가능성 때문에 119 또는 응급실을 통해 즉시 평가받아야 합니다. 예약된 정맥류 상담일까지 기다릴 상황이 아닙니다.
다리핏의원이 치료를 결정하기 전에 확인하려는 것
환자에게 필요한 설명은 '치료할 수 있다'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합니다.
- 지금 가장 불편한 증상은 무엇이며, 생활을 얼마나 제한하고 있나요?
- 그 증상과 피부 변화를 정맥질환이 얼마나 설명하나요?
- 치료하면 무엇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며, 무엇은 남을 수 있나요?
- 보존적 관리나 추적관찰을 선택할 수 있나요?
- 치료의 부작용과 회복 부담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정리되면 치료 시점과 범위도 더 분명해집니다. 보험에 대한 불안이나 특정 시술의 이름이 그 판단을 대신해서는 안 됩니다. 수술의 필요성과 입원의 필요성이 왜 별개의 판단인지는 실손보험·입원 기준 안내에 정리했습니다.
진료를 받을 때는 언제부터 불편했는지, 어떤 활동에서 심해지는지, 무엇을 줄이게 되었는지부터 설명해 주세요. 다리핏의원은 그 이야기와 진찰·초음파 소견을 함께 놓고 치료의 필요성과 가능한 선택지를 설명하겠습니다. 어떤 치료법들이 있는지는 치료법 총정리에서 비교했습니다.
참고 문헌과 근거의 범위
본문의 권고는 해외 임상 진료지침과 연구에 근거합니다. 국내 건강보험 급여기준이나 민간 실손보험의 지급·입원 인정 기준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개인의 진단과 치료는 진찰과 검사 후 결정합니다.
- NICE. Varicose veins: diagnosis and management. Clinical guideline CG168. 2013. — 전문 평가 의뢰 기준: 증상성 정맥류, 피부 변화, 표재정맥혈전증, 활동성·치유된 정맥성 궤양, 출혈. https://www.nice.org.uk/guidance/cg168
- Attaran RR, Edwards ML, Arena FJ, et al. 2025 SCAI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Chronic Venous Disease. J Soc Cardiovasc Angiogr Interv. 2025;4(8):103729. (PMID: 41019905) — GRADE 방식, 8개 임상 상황에 대한 9개 권고.
- Chung JH, Heo S. Varicose Veins and the Diagnosis of Chronic Venous Disease in the Lower Extremities. J Chest Surg. 2024;57(2):109-119. (PMID: 37994090) — 증상 평가와 진단 기준 종설. 치료 효과를 직접 입증한 무작위시험은 아님.
- De Maeseneer MG, Kakkos SK, Aherne T, et al. European Society for Vascular Surgery (ESVS) 2022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on the Management of Chronic Venous Disease of the Lower Limbs. Eur J Vasc Endovasc Surg. 2022;63(2):184-267. (PMID: 35027279) — 부종의 비정맥성 원인 평가, 피부 변화·궤양 환자의 치료 권고.
- Gohel MS, Heatley F, Liu X, et al. A Randomized Trial of Early Endovenous Ablation in Venous Ulceration. N Engl J Med. 2018;378(22):2105-2114. (PMID: 29688123) — EVRA 무작위시험, 450명.
- Gloviczki P, Lawrence PF, Wasan SM, et al. The 2023 Society for Vascular Surgery, American Venous Forum, and American Vein and Lymphatic Society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varicose veins of the lower extremities. Part II. J Vasc Surg Venous Lymphat Disord. 2024;12(1):101670. (PMID: 37652254) — 압박치료 선행기간(2.1.4), 무증상 C2 합의문(5.2.1), 표재정맥혈전증·출혈 관리.
- NHS. DVT (deep vein thrombosis) — 응급 증상에 관한 공공의료기관 환자 안내. https://www.nhs.uk/conditions/deep-vein-thrombosis-dvt/
